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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구는 누가 지키지? <지구를 지켜라!>와 <부고니아>가 주는 메세지

miyami 2025. 12. 24. 00:40

안녕하세요 여러분! 한국미래일보 기자단 9기로 활동 중인 나지원 대학생 기자입니다. 

 

여러분 다들 영화 <부고니아> 보셨나요? 올해 11월에 개봉했고, 많은 곳에서 상영하지는 않았지만, 저에게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였습니다. 기자단 활동을 통해 우연히 관람하게 되었는데, 2003년 개봉한 한국 영화인 <지구를 지켜라!>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더라고요. 신하균 배우 주연, 장준환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을 알고 <부고니아> 관람 이후에 <지구를 지켜라!> 또한 집에서 넷플릭스로 시청했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 그 당시 개봉한 영화의 내용과 줄거리를 접하기가 쉬운데, <부고니아>는 전혀 모르고 시청했어서 더욱 재미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다들 꼭 스포없이 영화를 시청하시길 바랍니다..ㅎㅎ

 

 

오늘은 두 영화의 공통점과 차이점, 그리고 이 영화들이 주고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이 뒤로는 스포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부고니아 국내 포스터>

 

<부고니아 현지 포스터. 저 특유의 폰드가 매우 인상적이었음>

 

<지구를 지켜라! 포스터> - 사실 포스터가 아쉬웠다는 평이 매우 많은 영화입니다.. 딥한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코믹한 요소만 강조된 느낌이라서요..ㅠㅠ

 

우선 부고니아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필코 지구를 지켜라! 벌들은 사라지고, 지구는 병들고 있고, 인류는 고통받고 있다. 거대 바이오 기업의 물류센터 직원인 ‘테디’는 이 모든 것이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외계인의 지구침공 계획 때문이고, 사장 ‘미셸’이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굳게 믿는다. 오랜 준비 끝, 함께 사는 사촌 동생 ‘돈’과 함께 결국 ‘미셸’을 납치하는데 성공한 ‘테디’. 그는 지하실에 ‘미셸’을 감금한 채 지구를 찾아온 이유와 앞으로의 음모를 캐묻지만 자신은 외계인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하는 ‘미셸’ 과연 ‘테디’는 ‘미셸’에게서 원하는 답을 얻고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

 

부고니아의 주요 등장인물은 총 세 명으로 엠마스톤이 맡은 '미셸', 제시 플레먼스가 맡은 '테디', 그리고 에이든 델비스가 맡은 '돈'이 있습니다.

 

부고니아의 가장 큰 특징은 대배우 엠마스톤이 무려 '외계인'으로 출연하고, 이 영화를 위해 실제로 머리를 밀었다는 것인데요.. 머리카락으로 지구 밖의 외계인들과 통신한다는 설정으로 인해서 테디가 영화 초반에 바로 밀어버립니다. 미디어학도로서 한 번에 머리를 잘 밀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엄청나게 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요..하하

<미셸의 모습>
<돈(좌측)과 테디(우측)>

 

이 세 배우의 연기력이 정말 대박이어서, 그 초반부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이 하나도 유치하지 않게 느껴졌고, 엄청난 반전이었던 '미셸은 진짜 외계인'이라는 부분도 웃기고 어색하기 보다는 이 영화의 재미있는 포인트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다음은 <지구를 지켜라!>의 줄거리입니다.

 

병구는 외계인으로 인해 지구가 곧 위험에 처할 거라고 믿는다. 이번 개기월식까지 안드로메다 왕자를 만나지 못하면 지구에는 아무도 살아 남지 못할 엄청난 재앙이 몰려올 것이다.병구는 분명히 외계인이라고 믿는 유제화학의 사장 강만식을 납치해 왕자와 만나게 해줄 것을 요구한다. 한편, 경찰청장의 사위인 강만식의 납치 사건으로 인해 경찰내부는 긴장감이 감돌고 지금은 뇌물비리 사건으로 물러나 있지만 왕년에 이름을 날렸던 명형사인 추형사는 병구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집까지 추적해 온다.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강사장은 기상천외한 고문을 견딜 수 없게 되자 급기야 병구가 수집해놓은 외계인 자료를 훔쳐보고 그럴듯한 이야기를 지어낸다. 이제 승리는 누가 상대방을 잘 속여 넘기는가에 달려있다. 외계인의 음모를 밝히려는 병구와 외계인(으로 추궁 당하는) 강사장의 목숨을 건 진실 대결. 과연 지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병구는 개기월식이 끝나기 전에,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

 

병구가 '테디', 강사장이 '미셸', 그리고 순이가 '돈' 역할입니다. 

<병구(좌측)와 순이(우측)>
<지하실에 갇힌 강사장>

보시다시피 줄거리는 거의 동일하며, 두 영화의 큰 차이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순이와 돈

지구를 지켜라에서 순이는 병구의 애인으로 등장하고, 돈은 테디의 사촌동생으로 등장하며, 발달장애의 증세를 보입니다.  

 

2. 외계인과 주인공의 관계

원작에서는 병구의 어머니가 강만식의 화학공장에서 일하다가 중독되어 식물인간이 되지만, 부고니아에서는 테디의 어머니가 미셸의 제약회사에서 발매한 실험 단계의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약 때문에 혼수상태가 됩니다. 미셸은 처음에는 못 알아보지만 시간이 흐르고 테디를 기억해내며 '그때 일에 대해서는 다 보상했다'는 말을 남기기도 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3. 시대적 배경

지구를 지켜라가 개봉했던 2003년에는 인터넷이 그리 발달했던 시기가 아니므로, 병구가 책을 통해 외계인, 우주에 대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면 부고니아에서는 유튜브, 인터넷을 활발히 이용합니다. 원작을 알지 못하고 부고니아를 처음 시청했을 당시에는, 요즘 인터넷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음모론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테디가 외계인 음모론에 푹 빠진 것이 현실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4. 형사의 역할

지구를 지켜라!에서는 추 형사와 병구의 대화를 통해 병구의 결핍과 더불어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던 병구와 은근히 괴짜인 추 형사는 잘 통하는 구석이 있었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보는 이로 하여금 둘을 미워할 수 없게 만듭니다.

 

반면, 부고니아의 보안관인 케이시는 테디의 트라우마와 깊은 관련이 있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케이시가 테디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죄책감으로 인해 테디에게 지속적으로 사과를 하는데, 이러한 장면을 통해 테디가 미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보여주는 듯하기도 합니다.

 

특히, 지구를 지켜라에서는 형사들의 수사 과정도 다루지만 부고니아에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미국은 땅이 넓어서 실종된 사람을 아무래도 찾기 어렵겠지라는 생각도 들었다만..

 

5. 미셸의 비중

원작에 비해 외계인인 미셸에 대한 인물 설명이 훨씬 더 상세하게 나옵니다. 초반에 격투기와 운동을 하는 모습을 통해, 여성임에도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지하실에서의 탈출씬의 설득력을 높였고, 탈출을 위해 고뇌하는 과정을 강조함으로써 더 외계인이 아닌 똑똑한 인간임을 시청자들에게 설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그녀가 안드로메다인을 도대체 몇이나 죽인 거냐고 화낼 때에도 지나치게 정의로운 인물이라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것에 분노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ㄷㄷ 

 

6. 돈과 순이

돈은 순이에 비해 엄청난 죄책감을 보이며, 끝내 총으로 자살합니다. ('총'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것. 이것 또한 두 영화의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구를 지켜라 전투씬에서는 경찰을 제외하고는 총을 아무도 가지고 있을 수 없으니까요. 실제로 병구가 총인 척 겨눴던 것을 강사장이 뺐어서 쏘자 비비탄 총이 나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고니아가 더.. 잔인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순이는 오히려 강사장을 납치해서 돌보는 일에 누구보다 성실히 임하는 태연한 모습을 보입니다. 병구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강사장이 병구는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에 병구에게 자신을 사랑하느냐고 물었지만 병구는 답하지 못했고, 병구를 떠납니다. 순이는 외줄타기라는 특별한 재능을 이용해 서커스단에서 일합니다.

 

그러나 순이는 병구 생각에 외줄에서 떨어지게 되고, 병구가 김형사와 강사장에 의해 위험에 빠진 절체절명의 순간에 구출하러 옵니다. 

 

둘은 순수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돈은 내면이 착한 것이고, 순이는 사랑을 위해는 뭐든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점에서 '순이는 그래도 호감을 주는 캐릭터'라는 생각을 했는데, 같이 본 친구는 병구랑 똑같은 범죄자인데 뭐가 착하냐는 반응을 보이더라구요 하하. 

 

객관적으로 보면 그게 사실이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선택을 하는 순이가 나쁘게만은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7. 외계인에 대한 대우

두 작품 모두 외계인에 대한 전기충격 장면이 나오지만, 부고니아에서만 미셸을 '여왕'이라고 인정하면서 이후에는 깍듯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구를 지켜라에서는 강사장에 대해 왕자로서의 예우를 절대로 갖추지 않습니다.

 

8. 외계통신장치

부고니아에서는 실제로 통신하는 장치에 '테디'를 데려가지만 테디는 자신이 직접 몸에 부착한 폭발물로 인해 사망합니다. 그러나, 지구를 지켜라에서는 통신 장치로 데려가는 척, 순이와 병구를 모두 죽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미셸이 실제로 테디를 외계인들에게 보내고자 했는지, 아니었는지가 불명확하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9. 병구가 키우는 강아지, 지구

지구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키우고 있습니다. 지구의 집에 사람의 뼈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살인 후에 인육을 먹여온 것으로 추측됩니다.

 

10. 외계인인지 어떻게 알아보는지?

부고니아에는 외계인의 특징을 테디가 나열합니다. 높은 체온, 큰 귓불 등이 그것이죠. 나이에 비해 젊은 모습 또한 특징이라고 얘기하는데, 미셸이 그건 관리를 잘한 탓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지구를 지켜라에는 그런 특징이 나오지 않아서 관객입장에서는 애먼 사람을 학대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됩니다.

 

각 영화의 가장 좋았던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고니아>

 

1. 테디의 감정 묘사

자신이 믿고 있는 외계인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충격과 기쁨, 어머니를 살라고 싶다는 테디의 절실함, 부동액을 주입했을 때 어머니의 심장이 빨리 뛰는 것에 기뻐하는 모습과 어머니의 심장이 멈추자 미셸에 대한 엄청난 분노와 함께 미셸을 죽이겠다는 다짐으로 집을 돌아가는 장면은 원작보다 더 잘 연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마지막 장면

미셸이 결국 지구에는 답이 없다는 걸 느끼고 지구를 멸망시킨 이후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정말 소름 돋으면서도 인상 깊었습니다. 동물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죽어있는 장면인데,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장소에서 사람들만 그대로 쓰러져 있는 모습은 충격과 이질감을 주면서도 미적으로 아름답게 구성해서 영화의 마무리를 매우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구를 지켜라!>

 

1. 더 코미디스러운 장면들

부고니아는 스릴러에 가깝고 지구를 지켜라는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병구가 정신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모습(항정신성의약품인 암페타민을 한움큼 먹는 것 등)을 보여주지만, 테디가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것에 비해서는 더 가볍게 묘사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강사장이 결국 지하실에서 병구를 목졸라서 살해한 후에 분노에 발길질을 하는데, 그걸 심장부근에 해서 심폐소생술이 되어 병구가 다시 살아나는 장면입니다..ㅎㅎ

 

2. 더 인간성 있는 병구의 모습

테디보다는 병구가 인간적이라고 느껴지는 모습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테디와 돈은 초반부터 화학적 거세를 하는 장면을 통해 인간답지 않다는 느낌을 주고 시작하는데, 병구는 특히 추 형사와의 대화에서 그 잔인함이 덜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미셸과 강사장의 차이도 있을 것 같은데, 미셸을 고문하는 것이 강사장을 고문하는 것보다 더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묘사되는 면 또한 이러한 감상에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주는 메세지는 ..

 

결국 이 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같았지만, 이 좋았던 부분에서 강조하는 메세지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병구는 인간적이었고, 테디는 위태로운 인물이었습니다. 둘 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억울하고 슬픈 일이 많았습니다. 현재도 마찬가지로 어머니가 거대 기업으로 인해 피해를 받아 병상에 누워계시며, 자신이 주장하는 '외계인'에 대해서 믿어주는 사람은 딱 한 사람 밖에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봤을 때 그 사람들은 누가봐도 괴짜이고, 관심을 가져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은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계인일수 있다는 미명하에 죽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이었습니다. <부고니아>에는 실제 외계인도 섞여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을 괴롭게 한 사람이었죠. 관객들은 영화를 다 보고난 후에 혼란을 겪게 됩니다. 결국, 그들의 말은 맞았고(외계인의 실존, 그들의 약점, 특징, 다른 외계인들과 교신하는 날 등 모든 것이 정확), 정말 지구를 지키는 영웅일 수 있는 인물들이었으며, 우주로 돌아간 외계인들은 끝내 지구를 멸망시키기 때문입니다.(물론 이 부분은 병구, 테디 탓도 있을 겁니다..ㅎㅎ 인간의 추악함을 보지 않았을까요..) 둘의 감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외계인'이라는 존재는 그들의 살인과 복수를 정당화하기 위한 이유, 나만 괴롭히는 것 같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강력한 동기, 혹은 '나'라는 존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사명감 등이 복합적으로 있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부고니아는 테디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테디를 '이해'하도록 만들었고 지구를 지켜라는 병구의 인간적인 모습을 통해 '미워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병구는 죽기 전 "엄마, 이제 엄마한테 갈 수 있어. 그런데... 이제 지구는 누가 지키지?"라는 대사를 남기며 끝까지 자신의 목숨보다는 '지구'를 생각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테디가 옷장에서 폭발하여 죽는 것, 병구가 지구는 누가 지키지라는 말을 남기며 죽는 것에서도 분명 영화는 끝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두 영화의 포인트는 '미셸과 강사장이 실제로 외계인이었고 그들이 결국 지구를 멸망시킨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믹한 요소일 수도 있고, 반전을 위한 요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영화 내내 범죄자, 괴짜, 미친 사람으로 묘사되던 테디와 병구가 사실은 맞았다. 그리고 그들은 그 사실을 두 눈으로 보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이 가장 큰 시사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지구를 지켜라!>와 <부고니아>가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은 ‘누가 미친 사람인가’가 아니라, ‘누구의 말이 끝까지 들어지지 않았는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병구와 테디는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한 채 고립된 인물들이며, 그들이 집착한 외계인은 단순한 망상이 아니라 자신들의 고통을 설명하고 견디기 위한 언어이자 구조였습니다. 두 영화는 이들을 범죄자이자 피해자로 동시에 위치시키며, 관객으로 하여금 쉽게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 없게 만듭니다. 특히 그들의 믿음이 결과적으로 ‘사실’이었음이 드러나는 순간, 관객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다시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나 두 영화가 완전히 같은 지점에 머무르지는 않습니다. <지구를 지켜라!>는 병구의 인간적인 면모와 희극적 장치를 통해 그를 끝내 미워할 수 없는 존재로 남기며, 사회가 외면한 한 개인의 비극에 초점을 둔다면, <부고니아>는 테디의 감정선을 집요하게 따라가며 트라우마가 어떻게 신념이 되고, 신념이 어떻게 파국으로 향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결과, 두 작품은 모두 ‘지구를 지키려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하나는 연민을 통해, 다른 하나는 이해를 통해 관객을 도착점으로 이끌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들이 가장 잔인하게 말하는 것은, 세상을 구하려 했던 이들이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를 끝내 듣지 않았던 세계였는지도 모릅니다.